핵심 요약
코스피는 최근 하루에도 몇 번씩 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크게 출렁이고 있다. 문홍철 팀장은 이런 급등락이 한국 시장 특유의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는 레버리지 상품이 훨씬 많이 풀려 있는데도 이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뿌리를 조선시대 쌀 선물시장까지 거슬러 올라가 설명하며, 한국인 특유의 투기적 성향과 레버리지 선호가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고 짚는다.
동시에 그는 레버리지 투자가 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담대함과 자본력을 갖춘 사람만이 하락을 버텨낼 수 있으며, 대부분의 투자자에게는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반도체 주가에 대해서는 기업의 본질적 성장 스토리가 훼손됐는지, 아니면 단순히 가격 하락에 논리를 갖다 붙인 것인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반도체가 홀로 끌어올린 성장률과 자영업자·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괴리를 호수의 비유로 풀어낸다.
주요 내용
한국 증시가 유독 출렁이는 이유

문홍철 팀장은 최근 코스피가 8천 몇백까지 올랐다가 7천대까지 빠지는 급등락을 일주일에도 여러 번 반복하는 현상을 두고, 이런 변동성은 한국 시장에서만 두드러진다고 잘라 말한다. 미국은 레버리지 주식이 훨씬 많이 유통되는데도 이 정도로 출렁이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는 이 원인을 민족성과 역사에서 찾는다. 일제강점기 인천에 세워진 미두취인소, 즉 쌀 선물시장은 최대 20배 레버리지가 허용됐고 조선인들의 투기적 거래가 몰리면서 1919년 파산에 이를 정도로 거래량과 회전율이 세계 어느 선물시장보다 높았다. 이런 투기적 성향은 지금도 이어져,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에서도 한국인의 거래량이 중국에 근소하게 이어 2위를 차지한다. 손실을 만회하고 싶은 심리가 레버리지 상품이 등장할 때마다 자금을 끌어들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레버리지 투자가 맞는 사람의 조건

레버리지는 오르는 만큼 떨어질 때도 배수로 손실이 커진다. 문홍철 팀장은 이 방식이 맞는 사람의 조건으로 충분한 자본력과 담대함을 꼽는다. 방향이 반대로 가서 손해가 나더라도 추가로 저가 매수를 이어갈 여력이 있고,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언젠가 회복된다는 믿음으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사람만이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가들이 흔히 하는 조언, 즉 잃어도 되는 돈으로 투자하라는 말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세상에 잃어도 되는 돈은 없으며 모두가 피 같은 돈이라는 것이다. 특히 빌린 돈으로 레버리지 투자를 했다면 하락장에서 계획이 쉽게 흔들리므로,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렵고 일상생활까지 불안해진다면 지금이라도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반도체 주가, 스토리와 가격을 구분하는 법

반도체 업황은 2028년까지 좋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주식은 보통 실제 업황보다 1년가량 먼저 고점을 찍는다. 문홍철 팀장은 최근의 조정이 본질적인 성장 스토리가 깨진 것인지, 가격이 흔들리자 뒤늦게 갖다 붙인 논리인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메모리 수요 논란이나 딥시크발 충격 때도 주가가 잠시 흔들렸다가 다시 오르면 곧바로 반대되는 논리가 등장했던 사례를 예로 든다.
판단 기준으로는 올해 예상 이익 대비 주가 배수를 제시한다. 평상시 평균이 8배에서 10배 사이인데, 최근 하락한 가격 기준으로는 5배에서 6배 수준이어서 밸류 면에서는 여전히 싸다는 것이다. 다만 정확한 바닥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설비 투자 증가 속도가 이어지는 한 공급 사이클의 스토리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
성장률과 체감경기가 엇갈리는 이유

주가와 GDP 성장률이 오르는 동안에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손님이 없고 상가 임대도 안 되는 현실을 문홍철 팀장은 물이 마른 호수에 비유한다. 호수 가운데는 아직 물고기가 몰려 있어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도 맞고, 가장자리는 이미 바닥이 갈라졌다는 말도 동시에 맞다는 것이다. 도쿄 역시 버블 붕괴 이후 중심 26개 구의 집값은 계속 오른 반면 그 밖의 지역은 떨어져, 어디서 묻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양극화를 겪었다.
그는 반도체 하나가 성장률을 홀로 떠받치는 구조가 바람직하지만은 않다고 본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국가 성장을 견인했던 덴마크 노보노디스크가 경쟁사 등장으로 주가가 꺾이자 성장률 자체가 함께 주저앉았던 사례를 들며, 반도체가 고점을 지난 이후 한국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중앙은행이 반도체발 성장률 급등을 근거로 금리를 올리면, 정작 어려움을 겪는 다수의 체감 경기와는 더 크게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