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사람은 냄새에 갇혀 산다. 씻고 나서 5분만 지나면 땀 냄새와 쉰 냄새가 올라오고, 지하철이나 택시처럼 밀폐된 공간에서는 그 냄새를 피할 방법이 없다. 김미경은 이 문제를 단순한 위생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하루 컨디션에 직결되는 문제로 본다. 오랫동안 피부를 연구해 온 지니스NC 홍상선 대표와 나눈 이야기의 핵심은 하나다. 냄새는 덮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끊어야 사라진다.
핵심 요약
땀과 피지 그 자체에는 원래 냄새가 없다. 땀과 함께 나온 단백질과 지방이 피부 위의 미생물을 만나 부패하면서 냄새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체취의 강도는 땀의 양이 아니라 피부 위에 무엇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느냐에 달려 있다.
나이가 들면 상황이 나빠진다. 40대를 넘기면 노넨알이라는 성분이 급격히 늘고, 갱년기를 지나며 피부 턴오버가 느려져 원래 24~25일이면 빠져나가야 할 묵은 각질이 계속 쌓인다. 그 각질 사이에 땀과 노넨알이 갇히면서 냄새가 층층이 강해진다. 본인은 자기 냄새에 익숙해져 알아채지 못하고, 배우자나 손주의 반응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해결의 방향은 명확하다. 향으로 덮지 말고, 뜨거운 물과 때수건으로 피부를 상하게 하지 말고, 각질과 노넨알을 제대로 걷어낸 다음 수분을 채워 넣는 것이다. 씻는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제대로 닦는 방식이 훨씬 중요하다.
주요 내용
땀은 원래 냄새가 없다
많은 사람이 땀 자체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땀이나 피지에는 원래 냄새가 없고, 땀과 함께 빠져나오는 단백질과 지방이 몸에 사는 미생물과 만나 분해될 때 비로소 악취가 생긴다. 피지가 부패하는 과정이 냄새의 출발점인 셈이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대처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냄새의 원인이 땀이라면 땀을 막는 것이 답이겠지만, 원인이 피부 위에 남은 피지와 각질의 부패라면 그것을 제때 걷어내는 것이 답이 된다. 씻어도 냄새가 그대로라는 하소연은 대부분 여기서 갈린다. 물로 적시기만 하고 남아 있는 것을 걷어내지 못한 것이다.
냄새가 유독 심한 사람들의 조건
같은 여름을 나도 냄새가 유독 심한 사람이 있다. 첫째는 유전이다. 체취 유전자는 서양인에게 훨씬 강하게 나타나고 한국인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그 역시 발현된다. 둘째는 식습관이다. 채소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육류 섭취가 늘면서 체취도 함께 짙어진다. 셋째는 흡연이나 음주처럼 땀과 함께 배출되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변수는 나이다. 젊을 때는 땀이 없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체질이 바뀌어 땀이 나기 시작한다. 여기에 40대 이후 급증하는 노넨알이 겹치면 냄새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잠깐 누웠던 이불을 들춰 보면 올라오는 그 냄새가 바로 신호다. 주변 사람이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먼저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이 문제를 더 곤란하게 만든다.
향수로 덮으면 오히려 악화된다
냄새를 자각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집어 드는 것이 향수다. 그런데 몸이 깨끗하지 않은 상태에서 뿌리는 향수는 상황을 악화시킨다. 피부에 노넨알과 땀 냄새가 남아 있는 위에 알코올과 향이 얹히면 서로 섞이면서 더 불쾌한 냄새가 올라온다. 처음 뿌린 순간만 괜찮고, 한 시간 반이면 오히려 더 심해진다.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결과가 달라진다. 밤에 씻었더라도 아침에 가볍게 한 번 더 씻어 몸을 정리한 뒤 향을 얹어야 하루 종일 그 향이 유지된다. 특히 노넨알이 가장 많이 나오는 귀 뒤, 목 뒤, 등 뒤는 갱년기 이후 열이 오르면서 냄새가 집중되는 부위이므로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피부를 망치는 샤워 습관
샤워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뜨거운 물을 오래 쓰는 것이다. 기름 묻은 그릇이 뜨거운 물에 씻겨 나가듯, 몸을 계속 데우면 피부 표면의 지질이 녹아 사라지고 수분이 그대로 빠져나간다. 여기에 때수건으로 빡빡 밀면 건강한 각질층까지 밀려 나가 피부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건조해지고, 가려워서 또 밀고, 그럴수록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사우나나 때밀이를 오래 했다면 반드시 후 관리가 따라야 한다. 로션이든 무엇이든 빠져나간 것을 채워 넣지 않으면 처음의 개운함은 곧 메마름으로 바뀐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것이 샤워타월과 수건을 습한 욕실 안에 그대로 두는 습관이다. 세균이 번식한 타월로 몸을 닦으면 그 세균을 다시 피부에 옮기는 셈이다. 그렇다고 세정제를 아예 쓰지 않는 것도 답이 아니다. 겉의 각질과 때가 제대로 녹아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과하지 않게 전문적인 세정제를 쓰는 편이 낫다.
40대 이후 피부가 달라지는 이유
40대 이후 갱년기로 넘어가면 피부에 있던 에스트로겐이 줄고, 수분을 붙잡고 있던 우레아 성분도 함께 사라진다. 수분과 탄력이 빠지고 턴오버가 느려지니 각질이 계속 쌓인다. 얼굴뿐 아니라 팔다리가 거뭇거뭇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로션을 아무리 발라도 건조함이 가시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표면에 덧바르는 것으로는 속에서 빠져나간 성분을 대신할 수 없다.
홍상선 대표가 갱년기를 겪는 아내의 피부 변화를 보며 찾아낸 해답도 이 지점이었다. 피부 속 천연 보습 인자인 우레아를 다시 채워 넣으면 수분을 끌어당기는 동시에 각질 사이에 쌓인 노넨알까지 정리된다. 우레아를 다시 켠다는 뜻으로 이름 붙인 우레온은 그 발상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각질을 걷어내 냄새가 만들어질 환경 자체를 차단하고, 그 위에 수분을 채워 건조를 막는 순서다.
발 냄새는 자세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름 체취의 또 다른 주범은 발이다. 슬리퍼나 샌들을 신으면 먼지와 땀이 함께 쌓이는데, 50대 60대가 되면 허리를 굽혀 발을 제대로 닦는 일 자체가 어려워진다. 씻는다고 물만 묻히고 끝내면 균에 물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균이 더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셈이고, 무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발은 각질과 죽은 세포가 생각보다 많이 쌓이는 부위다. 그래서 굽히지 않고도 발가락 사이까지 닿을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 마이크로 버블로 10초 정도 문지른 뒤 헹궈 내는 것만으로도 상태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이번에 소개된 풋 제품의 접근이다. 발 냄새의 주범이 되는 균을 90% 이상 제거하는 임상 테스트를 마쳤다.
덮지 말고 끊어내기
정리하면 체취 관리의 원칙은 세 단계다. 첫째, 각질과 피지를 제대로 걷어낸다. 뜨거운 물과 때수건으로 피부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남아 있는 것은 확실히 씻어낸다. 둘째, 씻은 뒤 곧바로 수분을 채운다. 여름에도 속건조는 심하고, 건조는 곧 각질로 이어진다. 셋째, 냄새가 모이는 목 뒤와 등 뒤, 겨드랑이 같은 부위를 따로 챙긴다.
하루에 두세 번 씻는 사람도 체취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씻는 것과 제대로 닦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냄새를 덮으려 할수록 상황이 나빠진다는 사실만 기억해도 관리의 방향은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