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자신을 두고 "나는 장점이 많다" 혹은 "나는 단점이 많다"고 쉽게 나눠 말한다. 그런데 장점과 단점이라는 말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타고난 기질과 성품이다. 같은 기질이라도 그것이 어떤 장소, 어떤 사람, 어떤 시간대를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핵심 요약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갖고 태어나며, 이것이 장점으로 발현될지 단점으로 발현될지는 올바른 장소, 사람, 시간대를 만났는가에 달려 있다. 집요함이라는 기질 하나로 사업을 일으키고 자식을 끝까지 책임진 어머니의 삶은, 같은 기질이 자기 몸을 무너뜨리는 힘으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자기 목표에는 유독 약했지만 다른 사람의 목표에는 누구보다 몰입했던 아버지의 삶은, 겉보기에 실패로 보이는 기질도 제자리를 만나면 다른 방식으로 소중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결국 기질과 성품은 한 사람이 살아가는 기초 인프라와 같다. 인프라는 쉽게 바뀌지 않으며, 삶의 조건이 통째로 바뀌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지나야 비로소 수정된다. 그러니 지금 겪는 어려움을 실패로만 여기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장소와 사람을 찾아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주요 내용
기질은 원래 선악이 없다, 만나는 곳이 정한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갖고 태어난다. 문제는 이 기질 자체가 좋고 나쁨을 가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같은 성향이라도 올바른 장소와 사람, 시간대를 만나면 강력한 장점으로 작동하고, 반대의 조건에 놓이면 자신과 주변을 함께 무너뜨리는 단점으로 돌변한다.
그래서 스스로를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 안 된다"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작동하지 않는 성향이라도, 다른 자리에서는 얼마든지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조건을 찾아나가는 과정 자체가 삶을 이끄는 동력이 된다.
집요함이 세운 성공과, 그 집요함이 무너뜨린 몸

집요하게 몰입하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기질을 가진 어머니는, 그 성향을 작은 사업에 쏟아 크게 일으켜 세웠다. 학교를 돌며 영업을 해서 일감을 따내고, 몸이 아파 사업을 접었다가도 아들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해 결국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힘이 되었다.
그러나 같은 집요함은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 방식으로도 작동했다. 죽을힘을 다해 일하는 삶은 결국 여러 차례의 수술과 오랜 투병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장점을 뾰족하게 갈고닦아 끝까지 밀어붙이면, 그만큼 다른 무엇인가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 삶은 보여준다. 만약 그 집요함이 가족을 향한 방향으로 쓰였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는 지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자기 목표엔 약하고 남의 목표엔 강한 사람

반대로 자신의 목표 앞에서는 유독 힘을 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두려움 앞에서 쉽게 멈추고, 여러 번 도전해도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한 채 중간에서 그치는 경우다. 겉으로 보면 실패를 거듭한 삶처럼 보이기 쉽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목표 앞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한번 들은 이야기를 오래 곱씹고, 며칠이 지나서도 다시 연락해 조언을 건네고, 상대가 힘들어할 때마다 곁에서 끝까지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다. 자신의 사업에서는 거듭 멈췄지만, 자녀의 성장을 돕는 자리에서는 누구보다 집요하고 성실했다. 기질은 방향을 어디로 두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쓸모를 갖는다는 것을 이 삶이 보여준다.
믿어지는 장점이 무너질 때, 비로소 인프라가 보인다

살아가다 보면 "나는 이래서 잘된 거야"라고 스스로 믿게 되는 장점이 생긴다. 이 믿음은 계속 그 성향만을 갈고닦게 만들고, 그 결과 한쪽은 점점 높이 쌓이는 대신 다른 쪽은 조용히 비어간다. 관계가 끊어지고 사람이 떠나가도, 정작 본인은 그 이유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쌓아 올린 것이 무너지고 나서야 비로소 비어 있던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기질과 성품은 한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기초 인프라와 같아서, 어지간한 고난 없이는 스스로 손대지 않는다. 삶의 조건이 완전히 달라지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나야 비로소 그 인프라를 수정할 힘이 생기고, 그 수정에는 짧지 않은 인내가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질과 성품을 장점과 단점으로 딱 잘라 나누지 않는 태도다. 한 사람 안의 좋은 면과 싫은 면은 종이 한 장의 앞뒷면처럼 붙어 있어서, 싫은 부분만 도려내려 하면 좋은 부분까지 함께 사라진다. 자신에게도,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이 양면을 넓게 끌어안는 태도가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